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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by 책읽는오제 2024. 12. 3.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한창이다. 거의 모든 브랜드와 쇼핑몰, 편집숍들이 대규모 할인에 들어갔다. 어느 브랜드가 얼마나 할인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뉴스가 계속 나오고, 어떻게 하면 이 기회를 노려서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로 인터넷이 뜨겁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맞춰,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가 나온 것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브랜드들의 소비 유도 전략을 파헤치는 다큐가 나오다니, 이건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었다.
 
원래도 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시즌 세일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나는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커녕 오히려 쌓이는 편이고, 특히 불필요한 구매를 했다던가 실수로 사이즈를 잘못 샀다던가 하는 상황을 못 견디는 편이다. 이런 나에게 세일 시즌은 반갑기보다는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진다. 잘 이용하면 이득을 볼 수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실책을 하기가 쉬운, 리스크가 큰 모험이다.
사실 이럴 때 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여러 브랜드들이, 기업들이, 동료 소비자들이 나를 압박해온다. 지금 사지 않는 사람은 멍청한 소비자라고. 게다가 지금 내 주위에서는 대학 입학 전에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라는 무언과 유언의 압박이 꽤나 심하다. 뭐라도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동시에 구매하는 과정에서의 스트레스가 최대치를 찍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게 된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포스터는 나에게 정말 구원과도 같았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 다큐를 시청하는 것은 구매를 하지 않으려는 나의 주관을 강화시키기 위한 아주 좋은 기회였다. 네이버웹툰 불매운동 초기에도 느꼈지만, 소비의 최대의 적은 돈보다도 신념이다. 나는 이미 소비를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 상황의 압박으로 인해 소비를 자꾸 하는 바람에 내 주관이 심하게 흔들렸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나의 주관이 다시 힘을 얻을 것이고, 나는 주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의 소비 기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는 아마 다를 것인, 내가 이 다큐를 보게 된 이유이다.


다큐멘터리의 구성이 조금 특이하다.
'사샤'라는 음성이 다큐를 시청하는 당신에게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5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각각의 방법들은 소비자, 생산자, 환경, 인류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소비를 유도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다. 즉, '사샤'가 알려주는 방법들은 당신의 성공을 위한 방법이자, 지금까지 그리고 현재 기업이 하는 행동들이며, 당연하게도 기업 밖의 관점에서 보면 잘못되었다.
그리고 '사샤'의 조언 사이사이에 실제로 다국적 기업 고위직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그들은 '사샤'가 알려주는 방법을 한때 충실히 이행했던 사람들이다. '사샤'의 5가지 방법들이 어떻게 현장에서 응용되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그 방법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알려준다.
 
다음의 링크는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정리한 포스팅이다.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나는 나름 환경과 소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떤 사람이라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크게 새롭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다큐멘터리의 정돈된 구성은 마음에 들었다. 평소에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