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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수능이 끝나면 그네를 타라_이지은] | 재수의 끝 수능이 끝나면 그네를 타라 '수능이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이 문제를 3년 동안 고민했다. 아직 수능을 본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도 않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수능이 끝나는 것은 나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상상 속에서 수능을 마친 나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 행복했다.수능 끝나고 할 일을 적은 리스트는 100가지를 넘어섰다. 인터넷으로 각종 수험생 혜택과 선배들의 경험담도 수집했다.그러다가 이 책이 내 눈에 띄었다. 수능이 끝나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책도 있을까, 하고 무심히 '수능이 끝나면'을 검색창에 쳤는데, 《수능이 끝나면 그네를 타라》라는 책이 버젓이 있었다. 책을 언제 읽을지에 대해 잠깐 고민했다. 당장 읽어서 내 리스트에 참고할까, 아니면 수능이 끝나고 읽을까. 나는 후자를 택했다.. 2024. 12. 8.
책 [비둘기_파트리크 쥐스킨트] | 거듭된 상실로 인한 인간불신과 소유에의 집착 *줄거리 포함*비둘기 최근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인상이 강렬하게 남은 책이다. '비둘기'라는 소재로 시작하는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집 현관 앞에 나타난 비둘기에 놀라 자살하려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납득이 가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조나단은 은행의 경비원으로 일하는 중년의 독신 남성이다. 유년 및 청년 시절의 거듭된 상실의 경험으로 그는 마음의 문을 닫고 월세방에 자신의 모든 애착을 쏟으며 인간을 불신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고집스럽게까지 느껴지는데, 일터에서도 그는 경비를 서며 한시도 앉지 않는 원칙주의적이고 강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그의 삶에 침범한 비둘기는 단순 공포 그 이상이었다. 인간을 불.. 2024. 12. 5.
책 [아무튼 순정만화_이마루] | 나의 만화 인생 돌아보기 #네이버웹툰_불매운동 아무튼, 순정만화작가의 순정만화 사랑은 정말 대단했다. 책에서 자세하게 서술된 작품만 수십 개, 간단하게 언급만 된 작품까지 합하면 수백 개가 된다. 작가의 어린 시절 순정만화들이 대부분 장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양임이 분명하다.사실 나는 순정만화를 잘 모른다. 부모님의 교육방침 중에는 만화를 배척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고, 나는 꽤나 순종적인 아이였다.어릴 때 본 애니메이션이라곤 일곱 살 때까지 본 '뽀로로'밖에 없다. 그 흔한 '꿈빛 파티시엘'이나 '아이엠스타', '명탐정 코난'조차 컬러링북으로만 접한 기억뿐이다.초등학생시절, 나에게 만화란 '내일은 실험왕', '수학도둑', 'WHY?' 시리즈로 대표되는 학습만화가 전부였다. 그것도 시립 도서관에서 하루에 한 권 허락받고 보거나 학교 도서관.. 2024. 12. 5.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한창이다. 거의 모든 브랜드와 쇼핑몰, 편집숍들이 대규모 할인에 들어갔다. 어느 브랜드가 얼마나 할인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뉴스가 계속 나오고, 어떻게 하면 이 기회를 노려서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로 인터넷이 뜨겁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맞춰,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가 나온 것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브랜드들의 소비 유도 전략을 파헤치는 다큐가 나오다니, 이건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었다. 원래도 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시즌 세일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나는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커녕 오히려 쌓이는 편이고, 특히 불필요한 구매를 했다던가 실수로 사이즈를 잘못 샀다던가 하는 상황을 못 .. 2024. 12. 3.
책 [도파민네이션_애나 렘키]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2023년 겨울, 유튜브에 유독 도파민 균형에 관한 영상이 많이 올라왔다. 도파민이 무엇인지, 도파민 균형을 깨뜨리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설명하는 영상부터, 도파민 균형에 대한 책 소개까지. 당시 나는 2024학년도 수능 준비 막바지에 정신을 못 차리고 유튜브 쇼츠에 절여진 삶을 사는 중이었다. 쇼츠 형태의 매체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았다. 쇼츠를 계속 보는 행위가 좋지 않을 것이란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도파민 균형에 가장 해악을 끼치는 유튜브 쇼츠에서 도파민 균형에 대해 다루다니, 나는 그런 상황이 어이없기만 했다.그때, 어떤 유튜버가 도파민 디톡스 챌린지를 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그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2024. 11. 23.
책 [바깥은 여름_김애란] | 상실의 아픔이 우리를 붙잡을 때, 우리는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바깥은 여름'. 책 제목을 듣자마자 바로 끌렸다. '바깥은 여름'이니 '안은 겨울'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어서였다. 그리고 책 뒤표지를 보고 그 기대는 더욱 커졌다.보통 책 뒤표지에는 서평이나 책 소개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작가의 말이 적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애정 어린 작가의 말은 오랜만이었다.'내가 이름 붙인 이들이 줄곧 바라보는 곳이 궁금해 나도 그들 쪽을 향해 고개 돌린다.'대체 어디를 바라본다는 것일까. 궁금해졌다.목차는 다음과 같다. 총 6개의 단편소설이다.목차입동노찬성과 에반침묵의 미래풍경의 쓸모가리는 손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작가의 말각 단편은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다.그러나 공통적인 주제인 '상실'로 묶여 있어서 통일성이 있다. 치유를 위한 자조모임에서 모인 .. 2024. 11. 22.